제목 : 자율형사립고 지정을 준비하고 있는 계성고등학교 등록일 : 2009-04-14    조회: 11055
작성자 : 사무국 첨부파일:
내년 3월 개교 ′자율형 사립高′ ABC

「특목고와 동시지원은 불가능
 대구선 계성고 홀로 전환준비
 조건 갖춘 일부 교고 "일단 관망」

내년 3월 처음 문을 열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가 올 상반기중 지정돼 하반기에 학생선발을 시작한다. 지난달 자율형 운영계획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법인 전입금 5%이상

자율형 사립고는 일반계 고교 중 전환을 희망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시·도별 자율학교 지정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한다. 지정조건은 법인 전입금 비율(등록금 대비)이 대구 등 특별·광역시는 5% 이상, 도 소재 학교는 3% 이상이다. 또 자율형 사립고의 지정권한은 시·도교육감이 갖되 대구처럼 평준화 지역에서는 학교를 지정하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

올해 지정되는 자율형 사립고는 하반기 학생선발 절차를 거쳐 내년 3월 개교한다. 대구시교육청은 내달 중 신청을 받은 뒤 자사고 지정 운영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6월 중 결정할 예정이다. 자사고의 2010학년도 신입생 원서접수 기간은 12월 9일부터 3일간으로 일반계 고교의 15~18일보다 빠르다. 교과부는 앞으로 2010학년도 30곳 개교하고 2011학년도 20개교, 2012학년도 40개교를 추가해 2012학년도까지 모두 100개교를 세울 계획이다.

◆′필기·구술시험 없다′

자율형 사립고는 전기에 일반계 고교에 앞서 지역 또는 광역시·도 범위에서 학생을 모집한다. 비평준화 지역은 학교장 자율로, 평준화 지역은 추첨을 하거나 학교장 추천서, 학교생활기록부 등을 반영해 추첨하는 방식으로 선발하고 과열 입시와 사교육을 유발할 수 있는 지필고사와 교과지식을 묻는 방식의 구술면접은 금지된다. 특히 정원의 20%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국가보훈대상자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뽑아야 한다. 단, 지원학생은 특목고(과학고·외국어고·국제고), 자율형·자립형 사립고 중 한 곳만 선택 지원해야 한다. 반면 교육과정에서 자율성이 대폭 확대된다. 교과부장관이 정한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의 50%만 따르고 나머지는 학교장이 알라서 교육과정을 편성, 운영할 수 있다.

◆자사고 준비 중인 대구의 고교

현재 대구지역 고교에서 자사고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곳은 계성고가 유일하다. 이외에 수성구의 경신·대륜·덕원고가 대상 학교로 꼽힐 정도다. 이들 학교는 매년 대학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만큼 자사고 지정을 통해 우수학생 선발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학교들은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 학교운영지원과 이경훈 사무관은 "대부분의 사립고가 학교법인이 부담해야 하는 전입금을 낼 형편이 안돼 현재 공식적으로 자사고 전환의사를 밝히고 있는 곳은 계성고뿐이다"면서도 "계성고가 자립형 사립고로 선정되고 이후 성공을 거둔다면 추가 지원학교가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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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표 계성高 교장 "10여년전부터 준비한 프로젝트」



대구 중구 대신동에 위치한 계성고. 중세 성곽을 연상시키는 붉은 벽돌건물이 눈길을 끈다. 요즘 이 학교 건물 1층 교장실에는 긴장감이 흐른다. 자율형 사립고 지정 신청을 앞두고 준비작업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계성고 정인표(59) 교장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자립형 사립고 같은 형태의 전환을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그 배경에는 ′과거 화려한 명성을 되찾자′는 의지가 담겨 있다.

"계성고가 고교 입시를 치른 1970년대 후반까지 경북고·경북대사대부고와 함께 대구의 명문고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수성구 등지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많은 학생들이 빠져나갔죠. 수성구의 여러 학교가 명문으로 부상한 반면 계성고는 점점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참다 못한 학교와 학교법인이 팔을 걷어붙였단다. 다행히 계성고는 재단인 계성학원이 현금과 임대상가 등 수익용 자산이 다른 사립고에 비해 풍족한 편. 이를 바탕으로 서구 상리동에 부지를 매입, 2011년 개교를 목표로 학교 이전 계획을 세웠다. 또 전교생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 건립으로 학생들이 오직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할 작정이다.

때마침 정부도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라는 이름의 다양화 정책 추진을 발표했고, 계성고는 가장 먼저 자사고 전환작업에 착수할 수 있었다. 몇 차례의 교사연수회를 열었고 지난달 21일에는 교내 회의실에서 60여명의 교사가 참석한 가운데 ′자율형 사립고 전환을 위한 다짐대회′를 여는 등 박차를 가했다. 현재 시교육청에 제출할 자사고 전환 서류 준비가 끝난 상태라는 게 정 교장의 설명.

이런 인프라 구축에도 불구하고, ′자사고 성공의 열쇠는 교사의 능력과 수준′이라는 것이 정 교장의 철학이다.

"아무리 우수한 시설과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더라도 이를 지도할 교사의 수준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모래 위의 성에 불과합니다."

계성고는 교사 수준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올해부터 대학원에 진학하는 교사에겐 등록금의 30%를 지원키로 했다. 계명대 대학원에 진학하는 교사는 30%를 추가해 60%의 장학금을 준다"고 밝혔다. 또 내년에 자사고 1학년생을 가르칠 과목별 교사도 이미 선발한 상태라는 것. 정교장은 "현재 자사고 전환 방침의사를 밝히고 있고 실제 그런 능력과 의지를 갖춘 곳은 계성고뿐"이라며 "우수 학생들이 실력 있는 교사의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 계성고를 전국 최고의 명문고로 육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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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04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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